조세심판 지연 요인 과세관청 '늦장 자료제출' 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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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작성일 18-10-01 10:30 조회9,580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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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조세심판원에 국세청 등 처분청이 제대로 된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더라도 일정 기간(심판청구일로부터 20일)이 지나면 심판부의 사건 심리가 진행된다. 각 심판부별로 사건을 배정하는데 있어 과세당국이 답변서 제출을 지연하는 등 '늑장 대응'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조세심판원이 발표한 '납세자 권리구제의 실효성 제고방안'에 따르면 처분청을 상대로 한 답변서 독촉절차가 새롭게 만들어진다. 1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은 처분청에 제출을 독촉하고, 독촉 후 10일 후에 심판부에 사건을 배정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처분청의 답변서 제출 여부와 관계없이 심판청구 일부터 20일 내에 심리절차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현행 대로다면 처분청은 심판청구일로부터 1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해야 하지만, 이 기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처분청에 답변서 제출을 종용하는 법적 근거도 없다.
조세심판원은 이런 점을 심판결정 지연의 이유 중 하나로 꼽고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방침은 올해 정부의 세법개정안(8월 발표)에 포함된 바 있다. 조세심판원은 과세당국의 과세논리가 부족해도 계속해서 기다려주지 않겠다는 점을 법으로 못 박아두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조세심판원에 접수되는 사건 중에서 내국세가 76% 넘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실상 국세청의 굼뜬 행보를 겨냥한 압박용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 심판원 내에선 국세청의 경우 1달 이상, 관세청의 경우 2달 이상 걸려 답변서(또는 의견서)가 넘어오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건 배정에도 평균 45일이나 걸리고 있다. 심판부 배정에 시간이 오래 걸리다보니 최종 결정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심판원 내부의 목소리다. 조세심판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조세심판청구 평균 처리기간은 157일이었다. 법정 처리기한인 '90일'을 한참 웃도는 수치다.
90일을 초과해서 처리한 사건은 전체의 62.3%에 달했다. 다만 과세당국의 답변서가 제때 오지 않으면 이를 생략한 채 사건의 심리를 진행한다고는 하나, 과세당국은 사건 심리과정에서 얼마든지 보충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다. 이 방침이 세법에 들어가도 과세당국 간 불필요한 논쟁만 있을 뿐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선 조세심판결정 상황을 고려한 현실적인 법정처리기한이 설정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법원은 소가 제기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처리하도록 되어 있다. 조세심판원이 준(準)사법기관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사법부와 유사한 수준의 제도 운영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조세일보] 강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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