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재팬 “사후 디지털 유산 정리, 미리 준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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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작성일 18-10-06 14:10 조회11,176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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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재팬 “사후 디지털 유산 정리, 미리 준비하세요”
우리가 죽고 나면 인터넷에 어떤 기록이 남을까? 죽음에 대한 고민은 성장만 보고 달리던 인터넷 시장에 요즘 새로 떠오른 고민이다. 인터넷 게시판에 썼던 기록, 블로그의 소유권, 정기결제 서비스, 구입한 콘텐츠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야후재팬은 사후 조치를 프로그램으로 마련했다. ‘생전준비’라는 이름의 이 프로그램은 나이가 들거나 병에 든 것 외에도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를 준비할 수 있게 한다.
야후 생전준비의 주요 서비스는 ▲기록을 남기는 것 ▲주변 사람들에게 유언을 남기는 것 ▲구독 서비스를 종료하는 것으로 나뉜다. 데이터 삭제 등의 서비스는 없다. 법적인 조치보다 묘지를 만들고, 유언을 남기고, 상거래를 종료하는 등 우리가 삶을 정리하는 단계를 온라인에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생전준비의 가장 중요한 서비스는 메시지를 남기는 것이다.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 고마운 이들에게 마지막을 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e메일로 최대 200명까지 등록하고 각자에게 전할 메시지를 보관해두었다가 이용자의 사망이 확인되면 부고처럼 메시지를 전달해준다.
프로필 서비스도 있다. 야후재팬은 ‘기념공간’이라고 이름 붙였다. 인터넷 묘비라고 보면 된다. 개인에게 블로그처럼 페이지가 하나씩 배분되고 그 안에 고향, 취미, 꿈, 좌우명 등을 등록한다. 이 프로필은 비공개 페이지로 삶의 기록을 차곡차곡 남겨 두었다가 사망이 확인되면 기념공간으로 전환된다. 사람들이 찾아와 추모 메시지를 남기는 것도 된다.
마지막으로 고인이 생전에 쓰던 야후의 유료 서비스를 해지해주는 서비스도 있다. 음악 스트리밍을 비롯해 클라우드 스토리지, 온라인 게임 등 따로 동의하지 않아도 매달 정해진 날짜에 결제되는 서비스들에 대해 구독을 해지해주는 것이다.
인가젯은 이 소식을 전하면서 미국의 야후에도 적용될까 의문을 제기했다. 이 엔딩서비스는 야후재팬의 독자적인 서비스이기 때문에 타 국가의 야후에 적용될 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야후재팬은 미국 야후와 별개 법인으로, 소프트뱅크가 최대 주주다. 야후재팬은 거의 모든 일본인이 쓰는 일본 최대 포털 서비스다. 검색은 물론이고 e메일, 온라인 쇼핑, 콘텐츠 소비 등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서비스다. 한국의 네이버를 떠올리면 된다. 심지어 e메일, 메신저 서비스도 미국과 물리적으로 분리돼 있다.
전반적인 엔딩 구조는 지극히 동양적이고, 또 일본 문화가 녹아 있다. 가족들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묘비를 세우는 문화와 연결된다. 이게 당장 얼마나 온라인으로 연결될지는 의문이지만 인터넷에 익숙해져 있는 세대가 점차 나이가 들수록 어떤 방법으로든 서비스가 확장될 수밖에 없는 서비스다. 물론 야후재팬은 여기에 장례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검색광고를 붙이고 있지만 사후 서비스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세계적으로 계속해서 논의된다.
이용자의 사망에 대한 서비스 정리는 점차 많은 인터넷 회사들이 갖춰가고 있다. 야후처럼 아예 사망을 준비하는 서비스는 아직 흔치 않지만 콘텐츠에 대한 직접적인 구매가 이뤄지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구글과 애플의 경우 사망신고서를 접수하면 구입한 콘텐츠의 소유권을 상속자에게 물려줄 수 있다.
야후재팬의 생전준비는 죽음을 준비하는 서비스지만 점차 데이터 삭제나 기록을 지우는 디지털 장의 서비스가 새로운 카테고리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선 재산권에 대한 상속은 어느 정도 일어나고 있는 상태고, 원하면 데이터를 삭제해주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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