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명의 펀드 수익…증여세 복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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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작성일 11-02-16 17:59 조회9,955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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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명의 펀드 수익…증여세 복병?
열여섯 사춘기 아들을 둔 결혼 20년 차의 A씨는 아들의 교육비 마련을 위해 자녀 명의로 펀드에 2년째 가입하고 있다. 아들이 대학교 졸업할 때까지 꾸준히 돈을 불입하겠다는 생각으로 앞으로 몇 년간 펀드 가입을 유지할 계획이다.
A씨는 매달 30만원씩을 기본적으로 펀드에 넣고 있으며, 아들이 추석이나 설날 등의 명절 때 받은 세뱃돈도 꼬박 펀드에 넣고 있다. 이번에는 내년 아이의 고등학교 입학으로 친척들이 준 돈이 모두 합쳐 300만원이 넘어 이 돈도 모두 펀드에 불입할 계획이다.
이렇게 돈을 불입하다 보니, 어느새 2년 동안 펀드에 넣은 돈이 1000만원이 넘어간다. 여기에 100만원이 더 붙어 현재 약 1100만원이 펀드에 있는 상태다. 거의 매년 최소 500만원은 펀드에 불입하는 셈.
A씨는 다른 펀드도 어린이 펀드처럼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수익률이 좋은 펀드를 골라 가입했고, 매년 불입액을 늘릴 예정이다. A씨보다 1년 먼저 자녀 명의의 펀드에 가입했던 친구는 1000만원을 펀드에 불입했는데, 나중에 펀드를 환매하니 2000만원이 됐다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같은 또래의 자녀를 키우고 있는 A씨는 친구의 자랑에 시샘이 났지만,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됐다. 펀드를 환매한 2000만원 중 500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 증여세를 냈다는 사실.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되고, 다른 상품보다 짭짤하게 수익을 낼 수 있었기 때문에 펀드를 선택해 불입해왔던 A씨는 자녀에게 거대한 재산을 물려준 것도 아닌데 왜 증여세가 붙는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A씨가 자녀 명의의 펀드에 가입해 증여세를 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기적으로 증여신고 해야 세금 안 내= A씨의 친구가 자녀 명의의 펀드에 가입해 500만원에 해당하는 증여세를 물게 된 것은 현행 세법에 만 19세까지 10년 단위로 부모 또는 조부모에게 물려받은 돈이 1500만원이 넘게 되면 증여세를 내야 한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
즉 태어나서 9세가 될 때까지 10년 간 부모 또는 조부모에게 물려받은 돈이 1500만원을 초과하거나, 10세부터 19세까지 10년 간 1500만원 초과하면 1억원 미만일 경우 10%의 증여세가 부과된다.
또한 19세 이후부터는 성년으로 봐 19세부터 29세까지 10년 간 누적금액이 3000만원을 초과하면 증여세를 내야 한다.
뿐만 아니라, A씨의 친구처럼 10년 동안 1500만원을 초과하지 않은 금액을 자녀 명의의 펀드에 불입한 후 증여세 대상에 해당되지 않아 증여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에도 추후 수익률이 몇 배로 터져 펀드를 환매해 1500만원 이상이 됐다면 펀드 환매 시점을 증여시점으로 봐 증여세를 내야 한다.
즉 당초 1000만원만 증여했는데, 펀드 수익률이 좋아 2000만원이 됐다면, 1500만원이 넘어가는 부분에 대해 증여세를 내야하는 셈이다. 부모가 자녀 명의의 계좌로 현금을 입금해 펀드에 넣은 사실만으로는 자녀에게 증여한 것으로 보지 않으나, 이 돈을 인출하거나 환매할 시에는 그 시점을 증여한 것으로 본다.
그러므로 1500만원 이하를 자녀 명의의 펀드에 넣은 경우라도 추후 수익률이 높아져 환매 시점에 1500만원이 넘어갈 수도 있으므로, 미리미리 증여신고를 해 두는 것이 좋다.
번거롭지만 펀드에 불입할 때마다 시점을 정해 증여신고를 하거나 1년 씩 나눠 그 해 펀드에 넣을 금액을 미리 증여신고하면 나중에 펀드를 환매하더라도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또는 여윳돈이 있다면 1500만원을 한꺼번에 증여신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아울러 만약 형제, 자매, 숙부, 숙모, 사촌 등의 친족이 세뱃돈이나 기타 다른 명목으로 500만원 이상을 준 경우에도 증여한 것으로 봐 증여세가 부과된다. 친족의 범위에는 새엄마(계모)나 새아빠(계부)도 포함되므로 재혼 가정에서는 500만원 단위로 증여신고를 하는 것이 좋다.
2008년 6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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