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재산 상속받은 90대 노모 두 번 운 세금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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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작성일 11-02-16 17:38 조회10,816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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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재산 상속받은 90대 노모 두 번 운 세금 사연
대법원, 완벽증빙만 요구한 국세청에 과세 위법 판결
아들이 먼저 죽어 상속을 받은 90대 노모가 아들과 사위사이에 있었던 채무관계를 감안해 계산한 상속세를 내자 국세청이 "처남 매부 사이의 채무관계지만 차용증이 필요하다"며 6000여만원의 상속세 부과를 계속 고집했다가 대법원에서 제동이 걸리는 일이 벌어졌다.
척수종양을 앓던 아들을 미혼인 상황에서 먼저 보내 깊은 슬픔에 잠겨있던 90대 노모는 국세청의 이같은 조치로 두 번 울었지만 대법관들은 과세입장을 굽히지 않은 국세청의 주장보다 과세의 부당함에 한 목소리를 냈다.
대법원에 따르면 척수종양을 앓고 있던 황모씨는 지난 2002년 치료비와 생활비 충당을 위해 매부에게 상가건물을 17억2000만원에 팔았고, 이듬해 2월 미혼인 상황에서 사망했다.
아들의 죽음으로 상속을 받게 된 황씨의 어머니는 평소 거동이 불편한 아들을 대신해 사위 문씨가 아파트 임차 등을 해주면서 부담해 준 임차보증금과 그 이자 2억9200만원을 상가매매대금에서 빼 주었다. 논란의 불씨가 된 부분이다.
어머니는 사위가 아들을 대신해 지불한 돈과 이자 2억9200만원을 상속재산에서 빼고 계산해 상속세를 냈지만, 국세청은 거액을 주고받을 땐 통상 계좌이체 또는 수표로 하거나 차용증 등이 있어야 한다며 증빙을 갖추지 못하는 90대 노모에게 상속세 6000여만원을 추가로 고지했다.
대법원은 판결문(2007두10815. 2007. 07. 26)에서 "거동이 불편한 황씨를 대신해 매부인 문씨가 아파트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임대차보증금 등을 대준 것"이라며 "이 때문에 황씨와 문씨 사이에 계좌이체나 수표 등의 금융자료는 없었던 것"이라고 사실관계를 밝혔다.
대법원은 이어 "처남이 매부에게 상가건물을 매도할 때 매부가 부담한 임차보증금 등 원금과 이자를 합해 2억9200만원을 차용금채무로 정하고, 매매대금채권과 상계한 것이기 때문에 이 돈은 현금상속재산으로 볼 수 없다"며 "국세청의 과세는 위법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2008년 5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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