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받은 재산에 상속세를…국회 입법처도 "유산취득세 검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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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작성일 21-06-14 11:28 조회4,579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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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상속세제 현황과 과제' 보고서
입법부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국회입법조사처가 현행 상속세 체계에 대한 '대수술'을 주문했다. '유산세'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현행 상속세제를, 받은 만큼 세금을 내는 '유산취득세' 체계로의 전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권고다. 현재는 피상속인의 전체 재산에 대해 일괄 과세하는 방식이어서 이중과세 논란과 부의 분산효과가 약하다는 지적이 많다. 100년 앞을 내다볼 조세 로드맵 수립이 목표였던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도 같은 논리를 주장한 바 있다.
국회 입법조사사처가 27일 발표한 '우리나라 상속세제의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상속세를 부과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2개국 중 한국, 미국 등 5개국을 제외한 17개 국가가 취득과세형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보고서는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2019년 2월 발표한 재정개혁보고서에서 유산세 방식을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변경하되, 과표구간·공제제도 등도 함께 세수 중립적으로 개편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고 했다. 응능부담 원칙(소득이 많을수록 더욱 무거운 세부담을 져야 한다는 의미)을 적용하기 위해서였다.
현행 상속세는 상속인이 받은 모든 상속재산으로 상속세 과세가액을 산정하고 이후 법에서 정한 각종 공제액(기초공제, 인적·물적공제)을 차감해서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을 구한다. 과표별로는 10~50%의 세율이 적용된다. 유산취득세 방식은 상속재산 총액이 아니라 유산 분배 후 상속인별 분할재산에 과세표준을 적용해 상속세를 매긴다. 현행에 비해 세율도 상속재산 액수에 따라 달리 적용된다는 소리다. 보고서는 "공평과세와 부의 분산이라는 측면에서 유산취득세 방식으로의 전환에 관한 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가업상속공제' 제도도 손질 대상으로 꼽았다. 가업상속공제는 일정요건을 갖추면 가업상속재산 중 최대 500억원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전제가 되는 사후관리요건이 까다롭다는 지적이 크다. 재계에선 '가업승계 관련 대표 재직, 경영기간·정규직 근로자 고용 등의 요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가업상속공제의 사후관리요건이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게 엄격해 이 제도를 활용하지 못하고 포기하는 기업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최대주주가 주식을 상속하게 되면 20% 할증이 붙는 부분에 대해선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보다는 외국의 사례를 참고해서 다양한 할인제도나 회사 규모에 따른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고 밝혔다. 또 최대 5년으로 제한되어 있는 연부연납 기간의 경우에도 상속세 규모에 따라 차등해 기간을 연장해주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조세일보] 강상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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