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사채 주식 전환시 증여세 안 내려면, 특수관계 따져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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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작성일 21-01-11 09:35 조회5,454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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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이 발행한 전환사채를 취득하여 대주주인 상태에서 주식으로 전환한 경우, 전환시점에 사채권자와 발행회사가 특수관계인이면 증여세 부과대상인 '특수관계인 간의 거래'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최근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당시 특수관계가 있는 경우에는 '특수관계인이 아닌 자 간의 거래'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판결했다.
이 사건 당시의 세법은 '법인의 자본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키는 거래'에서 이익이 발생하였다면 원칙적으로 이익을 얻은 사람에게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었다. 이때 비특수관계인 사이에서 거래가 이루어졌다면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없다는 사실까지 확인돼야 증여세 부과대상에 해당하였다. 반대로 해석하면, 특수관계인 사이에서 거래가 이루어졌다면 이익을 얻은 사실만으로도 정당한 사유 등을 따지지 않고 증여세 부과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납세자가 기존주주로부터 구주를 법인이 발행하는 전환사채 취득과 같은 날 취득하였다. 이 거래 시점에 납세자는 기존주주 및 법인과 세법상 특수관계가 없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납세자가 법인이 발행한 신주를 취득하였다. 이 신주의 취득으로 납세자는 법인과 세법상 특수관계자에 해당하게 되었다. 여기에서는 전환사채를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한 거래가 문제되었다. 전환사채는 기본적으로 일반 사채와 동일하지만, 사채권자의 선택에 따라 채권 발행 당시 결정된 비율로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한 채권이다.
그런데 채권이 발행된 이후 회사의 주식 가치가 크게 상승하게 된 시점에 주식으로 전환하면 당초 채권가액보다 훨씬 큰 가치의 주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과세관청은 이 사건에서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 결과 발생한 이익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과하였다. 이 사건의 주된 쟁점은 과연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 거래가 전환사채 취득 시점에는 당시 특수관계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특수관계인 간의 거래'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 거래에서 이익이 발생한 사실 자체는 명백하므로, 이러한 거래가 비특수관계인 사이에서 이루어진 전환사채 취득에 부수된 것으로서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있어 증여세 부과대상이 아니라고 주장을 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전환사채를 취득할 당시에는 특수관계인이 아니었더라도, 이후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당시 회사의 경영에 관하여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특수관계인이 되었다면 이는 특수관계인 간의 거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이전 판결에서 비특수관계인 사이에서 이루어진 거래에 대해서만 정당한 사유 유무가 과세요건으로 추가된 이유는, 특수관계인이 아니라면 자신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이익을 얻게 하는 것이 오히려 이례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반대로 보면, 특수관계인 사이에서는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이익을 얻게 하려는 거래가 충분히 있을 수 있으므로 굳이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를 따져보지 않아도 과세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비율과 같이 상대방으로 하여금 이익을 얻게 할 수 있는 거래조건은 사채가 발행된 시점에 이미 확정되고 사후적으로 변경되지 않는다. 전환사채가 발행된 이후에 새롭게 특수관계인이 되었다면, 이는 별도로 회사의 주식을 인수하는 등 이미 발행된 전환사채와는 직접 관련이 없는 사정으로 발생한 결과이다. 비특수관계인이 이미 전환사채를 취득한 상황을 가정해 보면, 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기 전 주식을 추가적으로 인수하였다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증여세 부과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 사건의 결론을 일반화한다면, 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전환사채를 배정받은 사람은 그의 경영성과로 인하여 회사의 주식 가치가 상승한 경우에도 주가상승분을 증여받은 것으로 취급되어 증여세를 납부하여야 하는 매우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게 된다. 거래 당사자 사이에 거래시점에서 특수관계가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 증여세 부과 요건을 다르게 정한 취지를 고려하면, 이 사건의 결론에는 부당한 점이 없지 않다. 다행인 점은 이 사건에서 쟁점이 된 규정은 2015년까지만 적용되고, 그 이후에는 개정된 규정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대법원 2020. 11. 12. 선고 2018두65538 판결
[조세일보] 법무법인 율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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